
이 책은 첫 장부터 심상치 않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주인공은 7번이나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난 '프라네 셀락'이다. 이 사람을 가장 운이좋은 사람이라고 할지 가장 불운한 사람이라고 할지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는 셀락이 운이 좋은 사람 같았다. 어찌됐건 결국 살아남았고 긴 인생을 다이나믹하게 살았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인생처럼 죽음의 기로에 여러번 서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 인생에 놓여있을지 모를 죽음의 위기를 한번 정도는 모면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이 생겼다.
저자는 책 속에서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와 논문, 설문들을 제시한다.
1부에서는 철학, 생물학, 심리학, 경제학이 말하는 행복에 대해서 고찰한다. 고대 철학에서의 행복은 헤도니아(순간적 쾌락, 에피쿠로스 학파)와 에우다이모니아(지속되는 행복)로 분류되고 생물학에서 볼 때 우리의 행복은 DNA상에서 50%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한다. 나머지 50%만이 우리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하나씩 따져보며, 인생에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돈은 일정수준 이상으로 벌게 되면 더이상 행복감을 증가시키지 않고, 사랑과 결혼이 꼭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며, 인생에서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설명해 준다. 또한, 심리학자가 말하는 행복하게 돈 쓰는 법 4가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향해 갖는 신뢰와 먹는 음식이 행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행복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으며 개개인의 행복은 국가가 알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짚어준다. 그리고 정치가 우리의 행복에 영향을 끼친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공감이 됐다. 3부는 각 부제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모든 걸 운명에만 맡길 수는 없다',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그냥 잊어라' 등이 나를 위한 조언같이 느껴져서 좋았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말한 이 책의 결론은 ['행복으로 가는 하나의 길은 없다.'는 것이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분명히 사람 수보다 많고, 적어도 사람 수만큼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극 소수만이 행복을 쉽게 얻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를 끌어당기는 그곳으로 가려면 우리는 많이 보고, 배우고, 듣고, 이해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행복의 길 위에서 행복을 알아보려면,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며 에필로그를 마무리 짓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행복에 대해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내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언제 불행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행복하기로 선택한 일이 누군가가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일지라도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나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다시금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 나는 '하고 후회하기'와 '안하고 후회하기 사이'에서 늘 '하고 후회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앞으로도 '하고 후회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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