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의 생각

미니멀리즘에 대한 나의 생각

by 졔베 2022. 3. 31.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모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전부터 내 삶은 늘 미니멀했다. 아니 미니멀했다기 보단 단출했다는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1년동안 해외에서 살게 되었을때도 다른 사람들은 짐을 박스로 싸서 보내고 캐리어를 2개씩 들고갔는데 난 배낭 1개와 24인치 캐리어에 모든 짐을 넣고 갔으니까.

 

원래도 물욕이 많지 않았냐고 물어본다면 반은 그렇고 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온 평범한 여성으로써 갖고 싶은게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테니까. 그러나 그런것 치고 나는 물욕이 상대적으로 별로 없는 편에 속한다. 고등학생때까지만 해도 우리집은 평범했고 주위 친구들도 다 비슷했기에 내가 특별히 물욕이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대학에 들어가 패션을 전공하게 되고 나서는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 였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패션을 전공하던 때가 지금까지의 인생 중 물욕이 가장 많았던 때였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쓸데없는 것들에 돈을 낭비한 것 같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때 맥스를 찍었던 나의 물욕은 관심사가 패션에서 여행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가진 물건들이 곧 짐이 되기 떄문이다. 배낭여행이라는게 그렇듯 좁은 호스텔에서 잠을 자고 자주 도시를 옮겨다니다 보면 가지고 있는 물건들 중에 자주쓰는 물건이 아니면 하나씩 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게 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여행을 자주 반복하다 보니 다시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을 때도 꼭 필요한 물건을 제외하곤 주기적으로 버리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독립을 한지 2년차가 된 지금도 이사를 왔던 초반과 비교했을 때 짐이 거의 늘지 않았다. 우리집에 종종 놀러오는 친구들마다 늘 하는말이 '어떻게 늘 집을 깔끔하게 유지하면서 사는거야?' 이다. 내눈에는 쌓여있는 먼지들이 보이지만 가끔 오는 친구들 눈에는 물건이 늘지 않고 늘 있던 물건만 있다보니 그게 신기한가 보다. 나에게 어떤 특별한 비법같은게 있는건 아니지만 나는 불필요한 물건을 웬만하면 사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역할을 하는 물건은 딱 하나씩만 구비해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하나면 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그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

 

꼭 필요한 물건만 사서 바로 쓰는 것. 그게 나를 위해서도 환경을 위해서도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밤 자기 전에 자기방에서 필요없는 물건 세가지를 쓰레기통에 버려보는건 어떨까? 분명 그 물건들이 없다고 무슨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불편해 질 수는 있더라도. 그리고 그 정도의 불편은 충분히 감수 할 수 잇을 것이다.

 

'생각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가격리 3일차  (0) 2022.03.28
글쓰기 습관  (0) 2022.03.27
오늘 아침에 지각한 이유  (0) 2021.12.20
두려움의 근원  (0) 2021.12.19
한해를 돌아보며  (1) 2021.12.12

댓글